신 동 원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을 빚어내는 도예작가
도예가로서의 나의 작품에 대한 생각은 항상 공예와 예술 그 사이 어디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테이블이나 장식장 위에 올려놓은 항아리, 병, 주전자는 끈을 따라서 2차원으로 환원되어 벽에 걸린 오브제들로 연결되어 거대한 설치작업으로 완성됩니다, 현실(3차원)과 상상(2차원)이 혼재되고 각각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만들어진 기형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각각의 도자기에 새겨진 그림들 또한 이러한 시간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도자기에 그려 넣은 그림부터 유럽의 로얄 코펜하겐의 패턴, 더 나아가 지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들에 이르기까지 이질적이지만 유연하게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됩니다. 전통 도예 장식 기법인 상감 기법을 활용해 그림을 깎아내고 다른 색의 흙을 채워 넣은 후 긁어 내 그림을 새겨 넣습니다. 특히 흙을 완전히 벗겨내지 않고 부분적으로 남기고 문지르며 번져 나가게 표현함으로써 전통적인 상감기법을 사용했지만 보다 회화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이힐즈와 작업하게된 소감 부탁드립니다.
저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랑스러운 닥스훈트 또리와 지니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마지막 여행을 어떻게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아이들의 마지막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중점을 두거나 심혈을 기울이신 부분은 무엇인지요?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사람과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자식으로 길렀지만 부모처럼 나보다 먼저 보내줘야 합니다. 유골 항아리는 아이들의 마지막 공간, 작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들꽃으로 혹은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피어 오른다 라는 컨셉으로 전체를 디자인했고 사진과 꽃, 간식을 놓을 수 있는 꽃병과 접시를 한 세트로 구성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다는 위로를 받으셨으면 합니다.